비디오 게임 속 퀴어 재현 – 사샤 카워드와의 Q&A

비디오 게임은 기술 업계의 많은 이들에게 단순한 열정을 넘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형성하는 데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체이기도 합니다.

게임이 특히 젊은 세대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퀴어 재현의 문제는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업계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F5의 EMEA Pride 직원 포용 그룹(EIG)은 최근 Sacha Coward를 초청해 강연을 열었습니다. 그는 박물관 및 문화유산 전문가이자 퀴어 역사학자, 방 탈출 게임 디자이너이며 평생 게임을 즐겨 온 게이머입니다. 행사 후 그를 만나 게임 개발자들이 잘하고 있는 점과 잘못하고 있는 점, 미래를 낙관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퀴어 및 소수자 캐릭터를 더욱 현실적이고 포용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습니다.

비디오 게임이 당신에게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마 여섯 살이나 일곱 살 때부터 비디오 게임을 해 온 것 같아요. 저는 스스로를 게이머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시간을 비디오 게임을 하며 보내고, 이 매체와 관련된 멋지고 뜻깊은 추억도 많아요. 저는 현실에서 방 탈출 게임을 만들고 있어요 그 일을 하게 된 데에는 제가 게임을 좋아하고 게임이 멋진 경험을 선사한다고 생각한다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편으로는 비디오 게임이 고차원적인 예술 형식으로서 아직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박물관에서 회화, 유산, 문화, 소장품을 다루며 일합니다. 그에 비해 게임은 깊이 없는 단순한 오락거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제 관점에서는 그런 인식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또한 저는 이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비디오 게임 산업은 영화와 음악 산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게임이 삶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어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무엇보다도 그림이나 영화와 달리, 게임에서는 캐릭터를 직접 조종하고 그 캐릭터가 되어 살아갑니다. 여러분이 이야기 속에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영향력도 훨씬 큽니다. 이제 우리는 이 사실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습니다.

퀴어 캐릭터와 기타 소수자에 대한 재현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흔히 쓰이는 말 중에 “직접 보기 전에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개념이 정체성의 경계를 넘어 두루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존재가 제대로 재현되지 않으면 인류의 진정한 이야기를 전할 수 없습니다. 그로 인해 대개 승자의 관점에서 서술된 수정주의적 역사관이 자리 잡고, 모두가 이성애와 시스젠더를 규범으로 여기는 이야기를 믿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LGBTQ+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LGBTQ+ 사람들은 태초부터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역사학자인 저는 그 이야기들이 보존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삶을 보여 주는 실낱같은 증거의 흔적을 찾기 위해 무척 애써야 합니다.

그러므로 비디오 게임을 새로운 예술 형식이자 아마도 영원히 존재할 매체로 본다면, 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온갖 사람과 다양한 정체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훗날 과거를 돌아보는 사람들이 우리가 존재하지 않았거나, 중요하지도 의미 있지도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잘못된 일일 뿐만 아니라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이 매체와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재현되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직접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 대신 그 이야기를 쓰게 될 것입니다.

현재 업계의 다양성 재현 현황은 어떠한가요?

비디오 게임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산업으로, 사춘기를 거치며 매우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성이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성을 위해 비디오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게임보이’라는 이름을 떠올려 보세요.

이제 우리는 수많은 변화와 발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에서 부족하거나 잘못되었거나 불쾌감을 주는 부분을 찾아내고, 그런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거대한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진보와 더 나은 재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지만, 이에 맞서는 구시대적인 방어적 태도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로 인해 엄청난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오늘날 많은 주류 블록버스터 게임에는 다양한 정체성과 소수자들이 등장하며, 그중 일부는 매우 깊이 있는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퀴어 레즈비언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한 좀비 게임 The Last of Us Part II가 떠오릅니다. 이에 대한 반발도 거셌는데, 게임이 출시되자 플레이해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별점 1점짜리 사용자 리뷰를 쏟아낼 정도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지금은 거의 모든 대형 신작 게임이 다양성을 지나치게 많이 반영했다는 이유로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도 반발을 사는 시대입니다. 많이 팔리는 게임의 YouTube 영상 댓글란이나 Amazon 리뷰를 보면 정체성을 둘러싼 이런 논쟁이 벌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 업계는 지금 흔히 기묘하고 고통스럽기도 한 사춘기적 성장 단계에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바뀔 거라고 보시나요?

대형 개발사들이 위험을 감수하고도 좋은 성과를 거두는 모습을 보고 있기에 저는 매우 낙관적입니다. The Last of Us Part II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리뷰 폭격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게이머는 퀴어 활동가도, 그 반대편에 선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좋은 이야기와 함께 좋은 게임을 즐기고 싶을 뿐이죠. 속이 탈 만큼 더디기는 하지만, 애니메이션부터 슈퍼히어로 영화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이런 진전이 나타나고 있으며 비디오 게임도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안주해서는 안 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미디어는 전반적으로 점점 더 포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현과 정체성이 탄탄하게 담긴 게임이라면 대부분의 게이머는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겁니다.

비디오 게임은 영향력이 큰 만큼 재현이 더욱 중요할까요?

게임은 플레이어가 그 안에 들어가 자신이 플레이하는 세계의 일부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매체입니다. LGBTQ+ 당사자 중 많은 이들은 아직 커밍아웃하지 않았거나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힘들어하던 어린 시절부터 비디오 게임을 도피처로 삼았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동성 결혼이 가능해지기 전에도 저는 The Sims를 플레이하며 두 캐릭터가 동성 결혼을 하게 할 수 있었죠!

이러한 세계에 들어가 캐릭터를 플레이하며 이야기와 정체성을 직접 구현해 보는 측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별 전환을 고민하는 사람은 Dragon Age: Inquisition 같은 게임에서 자신이 원하는 성별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게임을 통해 그 삶을 경험하고, 자신의 아바타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비디오 게임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고, 자신과 타인의 정체성을 탐구하게 하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재현은 단지 퀴어인 사람들이 게임 속에서 자신과 같은 모습을 발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누구든 자신과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하며 더 깊은 이해와 공감 능력을 기르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일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현실을 벗어나 몰입하는 세계가 실제 세상을 더 편협하고 배타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게임에서 다루는 정체성을 더욱 현실적으로 표현하려면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요?

게임에서 묘사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세요.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또는 논바이너리 캐릭터가 있거나 그런 캐릭터를 넣고 싶다면, 그러한 경험을 지닌 여러 사람과 깊이 대화하고 직접 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실제로 겪은 경험이 여러분의 예술적 비전과 충돌할 수 있으며, 일부 아이디어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등장인물을 만들고 싶다면, 그 당사자들이 여러분의 대본을 읽고 의견을 제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이들이 거리낌 없이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하며, 그러려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합니다. 당사자를 대신해 그들의 이야기를 하지 마세요.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가세요.

개인적으로 저는 게이이거나 트랜스젠더, 양성애자, 인터섹스라는 사실을 반드시 다뤄야 하는 엄청나고 극적인 줄거리의 핵심, 즉 중대한 비밀로 여기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이 캐릭터, 퀴어 캐릭터, 트랜스젠더 캐릭터가 늘 극심한 고통 속에서 불행하게 살다가 결국 죽음을 맞는 서사가 반복되는 것도 지겹습니다. 그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비극으로만 점철된 인물로 그려지는 것이죠. 이들도 다른 캐릭터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누려야 하며, 퀴어 정체성은 드러나되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부로 존재해야 합니다. 그런 이야기가 더 많아진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F5의 추가 관점: